근데 이거 왜 아직도 안 봤냐?
대성통곡 ㅜㅜ 왜 이거 코미디인줄 알았대?
꼭…하고 싶은 말이 있고, 듣고 싶은 말이 있다!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 20여 년간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그녀 앞에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가 나타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민원 접수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하던 영어가 좀처럼 늘지 않아 의기소침한 ‘옥분’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본 후 선생님이 되어 달라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둘만의 특별한 거래를 통해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영어 수업이 시작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계속 될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 간다.
‘옥분’이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이유가 내내 궁금하던 ‘민재’는 어느 날, 그녀가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침내 친구를 대신해 미국에서 발표를 하게 된다.
아이 캔 스피크
감독 김현석
출연 나문희, 이제훈
개봉 2017 대한민국
엉엉 대성통곡을 하면서 봤다.
원래 낌새만 보여도 이미 울고 앉았는 나이기는 하지만 이건 유난히 눈물 포인트가 많았다.
할머니가 나와서이기도 하고.
영화의 제목은 아이 캔 스피크.
그대로 직역하면 나는 말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물론 영어이기도 하고, 이 영화의 경우에는 나의 과거를, 나의 속마음을 당신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가 더 큰 의미이기도 하겠다.
처음엔 생각 없이 방실방실 웃으면서 보다 어느 순간부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영화의 2/3를 울면서 본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나옥분 할머니는 김군자 할머니를 대신한다.
안타깝게도 올해 별세 하셨다고 한다.
나옥분은 끝까지 숨기려고 했다고 했다.
60년을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살았다.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친구 한 명을 제외하고 아무도 모르게 살았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분들 말고도 나옥분 할머니 처럼 아무도 모르게 꽁꽁 감춰두고 하늘로 가시거나 그렇게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옥분 할머니는 발표에서 다음 세대에게 짐을 넘겨주지 말고 지금 당장 미안하다고 사과하라고 했다.
미안하다고 한 마디 하는 게 무엇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냐면서.
우리도 다음 세대에게 잘 전달해주면 좋겠다.
우리의 역사를 알고 잊지 않고 계속 그들의 잘못을 꾸짖으면 좋겠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관심이 없다고 느끼게 되는 일들이 종종 있다.
다가가기 쉬운 이런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역할을 해줄 것 같다는 희망 같은 것이 생긴다.
배우 나문희의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 무뎌진 손가락, 깊은 주름, 힘에 부치는 목소리 등이 마음에 무겁게 내려 앉았다.
영화가 슬퍼서이기도 하지만 언젠가 멈추고 말 시간이 주제도 모르고 나서서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나의 친할머니가 많이 생각났다.
우리 할머니는 함경도 출신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군자 할머니를 도와준 그분에게 고맙고 또 배우 이제훈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다.
나문희 할머니와 함께 좋은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영화가 내려가도 나는 이 영화를 꼭 보라고 광고하고 다닐 생각이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많이 울고 많이 깨닫고 많이 변화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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