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이야기
에세이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소리가 감동을 주는 경우도 드물고 가르치려는 어조이나 딱히 뭔가를 가르치거나 전달하는 인상도 잘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에세이라는 느낌보다는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도드라져 많은 정보를 습득함과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은 읽기 시작한 지 두어 시간 만에 완독했다.
말의 품격
저자 이기주
출판 황소북스
발매 2017.05.29.
나는 집에서 늘 말투가 거칠고 공격적이라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하는 그것이 싫어 말을 아끼는 편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단점이 성급함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충분히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집에서 말을 아끼다 한 마디 하는 것이 정곡을 찌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사생활을 모르는 그들은 내가 언제나 그러한 언변을 구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다시 돌아봤다.
그래서 나는 충분히 말에 품격을 담고 있는가.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가슴을 찌르지 않는 구절이 없었다.
나는 아니라고 단언해도 사실은 모르게 반언의 언사를 했다는 것을 내 양심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책은 단순히 한번 읽는다고 해서 끝나는 책이 아닌 것 같다.
오늘부터 이 책의 내용이 마음에서 희미해질 때쯤이면 다시 꺼내서 정신의 매무새를 다듬게 해야 할 것만 같다.
이 책 한 권이 이기주 작가를 대변하는 매개라면 그는 나의 이데올로기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