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과 양조의 만남 ㅎㅎ
이보다 더 클래식할 수 있나
킹스맨 본부의 파괴! 더 강력해진 범죄조직 골든 서클의 등장!
철저하게 비밀에 둘러싸인 채 세상을 안전하게 지키는 임무를 수행해온 독자적인 국제 정보 조직 킹스맨. 그러나 어느 날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킹스맨 본부가 무참히 파괴된다.
에그시(태런 에저튼)와 멀린(마크 스트롱)은 킹스맨 ‘최후의 날’ 규약에 따라 발견된 위스키 병에서 ‘미국 켄터키’라는 키워드를 얻게 되고, 그곳에서 형제 조직인 스테이츠맨의 존재를 알게 된다.
전 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위협적인 비즈니스를 추진 중인 골든 서클과 수장 포피(줄리안 무어). 이들의 계획을 막기 위한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의 작전이 시작된다.
킹스맨: 골든 서클
감독 매튜 본
출연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태런 에저튼
개봉 2017 영국, 미국
아직도 킹스맨이 처음 나왔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하겠다.
그 짜릿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확연히 보이는 헐리웃과는 다른 영국만의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화면까지.
볼일이 있어서 테헤란로를 어슬렁거리다 시간이 남아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코엑스로 들어갔다.
가는 길에 핸드폰으로 보니 너무나 적당한 시간에 킹스맨이 있길래 바로 결제.
코엑스도 오랜만에 들어가 보니 과거와 많이 달랐다.
스타필드가 되고 나서 처음엔 정신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발길을 끊었었는데 그동안 재정비를 했는지 그전보다는 정돈된 분위기였다.
아, 그리고 그 별마당 도서관 멋있었다.
가끔 인스타를 보면 별마당이 보였는데 어딘가 했더니 여기구나.
그래도 여기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킹스맨을 보고 얼마 있지 않아서 영국으로 갔는데 거기서 태런 에저튼이 주연으로 연기한 독수리 에디를 다음으로 봤었다.
그냥 운 좋게 얻어걸린 케이스라고 생각했었는데 독수리 에디를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생각했다.
태런 에저튼이 웨일즈 출신이라 말이 좀 세서 알아듣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게 또 영국 영어의 매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스테이츠맨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이런 거다.
영국의 유머가 이렇게 잔잔바리로 자기네들끼리만 웃기다.
영국에는 왕실이 있으니까 킹스맨인 거고, 미국을 부르는 여러 말 중에 스테이츠가 있는데 거기다가 맨을 붙인 것.
재밌다. 사실 알아채고 웃기까지 조금의 시간이 들었다 ㅋ
처음에 괴상한 것들이 등장하고 요원들이 격파당하고 그래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뭐가 정답인지 알기 어려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여성의 활약이 적었다는 점이다.
누구더라.. 어떤 배우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많은 영화에서 여자들이 부족한 면을 보이거나 말썽을 피우는 역할로 등장하는 이유는 여자가 만든 문제를 남자가 해결해내는 멋진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 영화의 비중 있는 네 명의 여자를 보면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문제를 만들어낸다. 만약 이 한 명의 캐릭터마저도 자유의지 없이 끌려다니거나 표현이 거절되는 경우로 연출되었다면 나는 이 영화가 쓰레기 중의 쓰레기라고 폄하했을지도 모르겠다.
스테이츠맨의 요원들이 등장하는데 재단사가 시초였던 킹스맨과는 달리 스테이츠맨은 시초가 양조장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배경도 또한 양조장이다.
그래서 요원들의 이름도 술 이름이다.
킹스맨들의 이름은 신사의 멋진 이름들인데 스테이츠맨들은 테킬라, 진저, 샴페인, 위스키로 술 이름들이다.
그런데 채닝 테이텀 아재가 되었다 ㅠㅠ
엘튼 존의 열연이 놀랍다.
엘튼 존은 나이도 많고 실제로 영국 황실에서 기자 작위도 수여받은 귀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적극 이용해서 소소한 웃음까지 전달하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중간중간 말도 안 되는, 마치 내가 마블이나 디씨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장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킹스맨과 스테이츠맨과 같은 사설 집단이 세상을 구한다는 콘셉트 자체가 픽션인 것을.
끊임없는 액션과 웃음 코드 때문에 영화가 끝나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과연 그다음 시리즈도 제작될지 궁금하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