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밌습니다만? ㅋㅋ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전쟁 "나와 똑같이 생긴 놈이 나타났다"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둔 조직의 보스 장태영(김수현) 앞에 암흑가 대부 조원근(성동일)이 카지노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나타난다. 조원근의 개입으로 카지노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장태영은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 나선다.
어느 날, 이름뿐만 아니라 생김새마저 똑같은 의문의 투자자(김수현)가 나타나 자금은 물론 조원근까지 해결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의문의 투자자의 등장으로 조원근과 카지노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고 이들을 둘러싼 거대한 비밀과 음모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오직 진짜만이 모든 것을 갖는다!
리얼
감독 이사랑
출연 김수현, 이성민, 성동일
개봉 2016 대한민국
대부분의 평가로 영화가 불친절하고 김수현을 위한 돈 지랄이었다로 귀결되는 것 같다.
하지만, 평소에 스릴러와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읽는 나에게 리얼은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영상미. 영상감독이 해리성 장애로 발현한 세 인물이 충돌하는 것을 그려내는 데 굉장한 노력을 했다고 느껴지는 건 나뿐인가요?
김수현은 1인 2역인데 왜 전 세 인물이라고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그 사람을 잊으면 안 됩니다. 진짜 그 사람. 온몸에 붕대를 하고 분홍색 가운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는 그 사람 말입니다. 영화 끝에 한 명의 장태영이 다른 장태영을 죽이기 위해 싸우는데 갑자기 분홍색 슈트를 입고 싸우는 장태영이 나타납니다. 그 장태영이 진짜라고 생각됩니다. 그 장태영이 분홍색 가운을 입고 다른 인격체와 싸우고 있는 그 장태영이 이 영화에서는 진짜 장태영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영화가 불친절하다고 하는 이유에는 누가 깡패 장태영이고 작가 장태영인지 분간이 어렵다는 것이 있었다. 어쩌면 미숙한 시나리오 탓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계획된 짜임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해리성 장애를 떠올려 보면 여러 인격체가 한 사람의 정신에 들어가 왔다 갔다 동전을 뒤집듯 변할 텐데 그런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 아닐까 헛다리라면 헛다리를 짚어본다.
한순간도 흥미를 잃지 않았다. 영화 전문가가 아니라 미장센이 어떤지 시나리오가 어떤지 전문적으로 날카롭게 분석하고 평가하는 실력은 못되지만 영화라는 것도 또한 예술의 한 영역인데 늘 항상 쉽고 정확한 정답만을 뱉어낼 수는 없다는 점을 모두가 이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질문이 디자인은 회화와 무엇이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디자인은 속된 말로 상업미술이고 회화는 순수미술인데, 쉽게 말해서 디자인은 돈 주고 사는 사람 마음에 들게 만들어 내다 파는 것이고 미술은 작가의 마음을 알아주든 못 알아주든 일단 작가의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거다.
예술의 영역을 흑백으로 나누는 것도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내 기준에서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일련의 예술 활동은 후자 쪽에 속한다고 생각이 된다. 영화도 소설도 시도 음악도 모두 후자에 속한다고 생각이 된다. 가급적 많이 팔리면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돈을 벌 목적으로만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영화든 소설이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내"가 봤을 때의 느낌과 타인이 느끼는 것은 반드시 분명히 확실히 틀림없이 다른 것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어떤 의견을 냈다고 해서 그런가? 그런가? 그런가 보다.. 하고 내 생각을 말하는 걸 어려워하지 말았으면 하는 거다.
최진리의 연기가 좋지 못했다고 하는 평도 나는 공감하기 어렵다. 그런대로 적절하게 그 역할에 어울리게 그녀 나름대로 최선의 연기를 했겠지. 그녀의 평소 행실이 어떻든 간에 그것을 연기와 연결해서 무조건 별로라고 폄하하는 것도 올바른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뭐, 하나 아쉬운 거라면 최진기가 여성이었다면 사회가 만들어준 의외성 때문에 반전의 충격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다는 거?
아, 그리고 느와르라고 하기에는 느와르적 요소가 좀 부식하다는 점?
김수현과 그 주변 사람들이 이 영화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영화, 아주 재밌게 보았고, 꼭 다시 볼 시간을 만들어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색감도 보고 표정도 보고 음악도 들을 예정이다.
스릴러 책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이미지를 현실로 그려내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딱"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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