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조선인을 데려다 착취했던 군함도가 있었다.
는 이 말 말고는 모두가 픽션인 영화입니다.
1945년 일제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탄 배가 도착한 곳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노동자로 착취하고 있던 ‘지옥섬’ 군함도였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조선인들이 해저 1,000 미터 깊이의 막장 속에서 매일 가스 폭발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역해야 하는 군함도. 강옥은 어떻게 하든 일본인 관리의 비위를 맞춰 딸 소희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온갖 수를 다하고, 칠성과 말년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한편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자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무영’(송중기)은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 구출 작전을 지시받고 군함도에 잠입한다.
일본 전역에 미국의 폭격이 시작되고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은 군함도에서 조선인에게 저지른 모든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가둔 채 폭파하려고 한다. 이를 눈치챈 무영은, 강옥, 칠성, 말년을 비롯한 조선인 모두와 군함도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하는데...!
지옥섬 군함도, 조선인들의 목숨을 건 탈출이 시작된다!
군함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개봉 2017 한국
군함도가 개봉이 되고 스크린 독점부터 시작해 영화에 관한 비평이든 비판이든 호평이든 혹평이든 굉장히 많은 의견이 분분하게 드러나고 있다. 느끼기에 대부분의 의견이 네거티브 쪽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그와는 다른 입장이라는 것을 일단 밝혀두고 이 글을 시작한다. (뭇매를 맞고 싶진 않아요)
기존의 영화를 기억해보면, 일제강점기 시대를 직설적으로 그려낸 영화는 드물다. 어쩌면 요 근래에 들어서가 처음인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에 그런 이야기를 언급했다. 과거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아를 그릴 때는 늘 일본이나 중국이었지만 지금은 할리우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이 소재를 뛰어넘어 배경이 되는 시대가 왔다. 얼마나 기쁘고 놀라운 일인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제 드디어, 무려 2017년도에 지독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니 감개가 무량하고도 남을 일이 아닐까?
영화는 영화다. 100% 실화를 다루기 원했다면 다큐멘터리를 볼 일이지 왜 오락물을 보고서 현실과 다르다고 분개하는지 모를 일이다.
이 영화는 군함도가 있었고, 그곳에서는 이런저런 악행이 있었다가 영화의 소재가 된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전쟁도 마다하지 않았다가 주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윤학철이 그런 짓을 했냐고? 최칠성이가 왜 별일도 못하고 죽었냐고? 송종구는 왜 앞잡이 노릇을 했냐고? 사람이니까. 그 어린 소희도 죽을 것 같이 무서우니까 그 일본 사람들 앞에서 천황 만세를 외치는데 어른들이 더한 짓이라고 못 할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정말 모르겠는 건, 영화를 보러 가기 앞서 어떤 사람들이 일국뽕을 맞는 영화라고 하는 걸 봤는데 어느 부분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불러서는 안 되는 노래를 영화에서 불렀다고 하지만 영화 속 배경의 이해와 일본군의 오만함과,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악단의 수단과 방법을 비난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과연 어떤 누구도 자신의 불리함과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조금의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일단 난 그 사람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책 군함도와 다른 내용이라며 비판을 하기도 했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다.
송중기는... 갑자기?
넘어가자.
영화의 내용이야 어찌 됐든 간에 지인의 말을 빌리면 영화의 모든 소품과 환경은 고증을 통해 치밀하게 시대 배경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세트장 안에 있는 모든 것, 심지어 곡괭이까지도 그 시대에 사용하던 것을 재현했다고 한다. 정말 사소한 것들까지 고증을 통해 재현한 것이라고 하니 숨은 그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군함도가 영화 박열보다 먼저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박열은 실화가 너무 거대해서 줄이고 줄여 그중에서 10%만 담은 실화 이야기다. 반면에 군함도는 10%의 리얼리티와 90%의 픽션으로 구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 비슷한 배경의 비슷한 성격의 영화인데 그 속은 다르니 그럴 수밖에.
타인의 생각이 어떻든 나는 꽤 의미 있는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했다.
군함도의 존재도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