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want to be like them. They want to be me.
네온 데몬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
출연 엘르 패닝, 키아누 리브스, 크리스티나 헨드릭스, 지나 말론
개봉 2016 프랑스, 미국, 덴마크
부모님을 잃고 LA로 와 모델로 성공하려는 꿈을 가진 16세 소녀 제스. 모델 에이전시에서는 모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시기 질투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녀가 나타나는 어디든 사람들은 제스의 무언가에 이끌려 눈을 떼지 못한다. 그리고 성공을 꿈꾸며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동료들에게 둘러싸이게 된다.
화려한 트레일러만 보고 이 영화에 관심이 생겼다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 영화는 패션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상업적인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예술영화에 가깝다. 만약 예술영화나 진짜 스릴러 영화를 잘 견디지 못한다거나 잘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이 영화는 결코 재밌게 볼 수 없다. 실제로 내가 다니는 영화관에서는 그 시간에 열 명도 없었고, 심지어 중간에 상영관을 떠나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2016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고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참여했던 영화로<드라이브>의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 선보이는 새로운 장르의 패션 호러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끝내주게 황홀한 비주얼과 예상치 못한 스토리의 결합이라고 하는데 이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정말 처음부터 엔드 크레딧까지 화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영화를 보러 온 건지 디자인 작품을 감상하러 온 건지 잘 모르게 될 지경이었다.
아무래도 화면의 아름다움은 내용의 불편함을 감추기 위한 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상 영화는 전반적으로 불편하다. 그보다 매우 불쾌하다. 카니발리즘(식인)과 네크로필리아(시체성애)뿐만 아니라 요소마다 가진 미장센이 보는 이로 하여금, 뭐랄까, 짜증이 나게 한다고 해야 할까?
네온 데몬을 보면서 영화 '바톤 핑크'와 '블루 벨벳'이 자꾸 떠올랐다. 더 많은 영화들이 있겠지만 내가 아는 한에서는 이 두 영화의 오마주라고 해야 하나? 녹아든 장면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My mom called me dangerous girl
영화에서 한 디자이너가 말하기를 외면의 아름다움이 전부라고 한다. 그러자 사진을 찍는 청년은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반문했다. 디자이너가 청년을 바라보며 너도 제스가 아름답지 않았다면 쳐다도 보지 않았을 것 아니냐며 다시 되묻는다. 음. 나도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을 살아갈수록 현실에서는 외면이 아름다움이 더, 생각보다 더 많이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오랜만에 진지한 스릴러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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