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s Davis 마일즈 데이비스의 일대기를 담은 100분짜리 콘서트를 보고 오는 듯한 기분의 영화. 한 예술가의 자취와 그 뒤에 감춰진 트루 스토리.
음악을 위해 살았고 음악으로 살았던 한 예술가인 마일즈 데이비스. 많은 여자들과 마약을 뒤로한 채 한 여성을 만나게 되고 마일즈는 곧 그 뮤즈에 흠뻑 취하게 된다. 그런데 너무나 취한 탓일까? 행복도 잠시 그만의 아름다운 뮤즈는 떠나게 되고 결국 그도 음악 판에서 떠나고 만다.
그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은 그가 음악 판에 돌아오기를 바라며 많은 시도를 하지만 뮤즈를 잃고 삶을 잃은 그는 홀로 음악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를 찾아온 잡지사의 한 기자와 함께 그의 음악을 지켜내기 위해 싸워내다 자신을 닮은 한 젊은 청년을 만나게 되는데..
시대를 풍미했던 트럼펫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마일즈 데이비스. 그는 과연 세상으로 그의 음악을 다시 돌려놓을 것인가?
마일즈 데이비스. 나는 그에 대해 전혀 알지 못 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니 나는 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것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맹목적인 사랑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재즈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종종 듣는다. 법칙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질서가 있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자면 어느새 내가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음악이 온몸으로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돈 치들 Don Cheadle. 맞다. 이 배우는 아이언맨 옆에 있던 그 군인 아저씨와 동일 인물이다. 본인이 직접 감독하고 주연을 연기했다. 어쩌면 직접 트럼펫까지 연주를 했을지도 모를 일.
마일즈 데이비스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다. 1926년, 재즈의 본고장인 일리노이즈 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치과 의사였고 어머니는 음악 교사였다. 그래서 다른 재즈 플레이어들보다는 유복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음악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으며 그때부터 트럼펫 연습을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재즈 활동을 했고 그가 성장한 세인트루이스 지역의 재즈 클럽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을 보며 공부할 수 있었다.
그는 1950년대부터 음악판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마약 때문에 활동을 길게 하지 못 했다. 후에 다시 돌아온 마일즈는 콜롬비아 레코드와 계약하고 음반 활동을 한다. 1960년대에는 재즈에 8비트의 리듬과 일렉트릭 악기를 도입하는 시도로 이후 70년대 이후의 재즈-락 퓨전의 방향을 제시하게 되었다. 1970년대, 마일즈는 유행과는 차별화된 펑크 색이 강한 하드한 음악을 전개하지만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는 못하고 1975년 은퇴 선언을 한다.
1980년대에 마일즈는 다시 복귀하여 미리 완성된 트랙 위에 트럼펫을 씌우는 팝스 뮤지션의 제작 스타일을 도입했다. 1990년대에는 힙합과 재즈를 접목한 힙합 재즈를 선보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본격적인 인기를 일으키기도 전에 사망을 하였다.
[출처: 위키피디아]
마일즈는 자신의 음악을 '재즈'라는 틀에 가두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그가 하는 음악을 'Social Music'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싶었지만 영화를 보다 보니 그가 말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짐작이 가능했다.
재즈는 음악을 모르는 나 같은 무지렁이가 얼핏 들으면 아무렇게나 연주되는 음악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분명 그 안에는 법칙이 존재하고 있다. 또, 재즈에서 제일 필요한 것에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도 마일즈는 항상 강조한다. 서로의 소리를 잘 들으라고.
그렇게 놓고 보면 그의 음악과 사회는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느껴진다. 재즈를 즉흥음악이라고 하지 않던가? 사회도 그렇다. 언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 안에 법칙이 있고 모르는 사이 법칙에 맞게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난데없는 부조화스러운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것도 또한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하모니가 아닌가? 그리고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는 재즈 플레이어들처럼 서로를 듣고 관심을 두고 작용하면서 매일매일 또 하나의 음악처럼 하모니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마일즈에게는 프란시스라는 무용을 하던 뮤즈가 있었다. 그의 깊은 사랑은 극도로 집착하게 만들었고 결국은 불신까지 낳아버렸다. 그리고 뮤즈는 영영 그의 곁을 떠났다.
마일즈는 아마도 젊은 시절 무척이나 건방진 청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여자와 마약을 일삼고, 춤을 추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이 소유하고 싶어 춤추는 것을 그만두라면 자신을 위해 '희생'하라고 한다.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했다. 이 부분은 사실인지 아니면 영화에서 만들어진 장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떠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는 분명 한때 멍청할 정도로 건방진 우쭐한 사람이었음은 분명하다.
단언컨대, 이 영화는 전혀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100분짜리인 재즈 콘서트를 보고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드는 영화였다.
마일즈 데이비스라는 사람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그의 음악을 들을 준비가 되었다면 지금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기를 바란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1926년 5월 26일 태어나 1991년 9월 28일 사망했다. 하지만 영화의 끝자락에 그의 기일은 나타나지 않는다.
돈 치들의 마음속에 마일즈 데이비스는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음악을 듣는 마지막 한 명이 있는 그 순간까지 그는 음악으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나도 지금 그의 음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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