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10 Cloverfield Lane 클로버필드 10번지


90%의 완벽한 스릴러와 10%의 납득하기 어려운 SF.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알 수 없는 공간에서 깨어난 미셸.  그녀에게 자신이 그녀를 구해줬다고 주장하는 하워드는 지구가 오염되었고 이곳만이 유일한 안전지대이며 절대로 문 밖을 나가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런 하워드를 구원자로 여기며 따르는 에밋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의문의 공간 속에 자발적으로 갇혀 있는데… 
  
이 집 밖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하워드의 말대로 정말 세상은 살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일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다!




오늘 많은 영화가 개봉했고, 볼게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어제 영화를 한 편 보고 싶었던 나는 볼까 말까 수 없이 많이 고민했던 10 Cloverfield Land을 보기로 결심. 퇴근 후 느지막이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 아르고와 몬스터 설리번의 목소리 이후 오랜만에 만난 존 굿맨이 반가웠다. 예전에 상당히 좋아했던 고인돌 가족이라는 영화와 코요테 어글리라는 영화에서 젊었던 얼굴을 기억하던 나였는데 이 영화에서 존 굿맨이 나이가 많이 든 모습을 보고 나도 나이를 그만큼 많이 먹었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

보통 영화를 보러 갈 때 사전조사를 하고 가지 않기 때문에 영화가 시작하고 몇 분동안은 보고 있는 영화의 장르를 파악하는데 온 신경을 다 쏟는다. 10 Cloverfield Land은 영화 시작 후 5분이나 됐을까? 차 사고가 나는 순간부터 이 영화는 스릴러구나라는 생각을 확실히 갖게 되었고 그 장면 다음 존 굿맨이 등장해서 나는 나름 기대가 컸다.

예전에 대학교 교양수업에서 영화로 세상읽기였는지 그런 제목의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이 스릴러를 좋아해서 사실 수업 제목과는 별개의 느낌으로 한 학기 내내 스릴러 영화를 봤어야 했다. 그때 봤던 영화 중에 하나가 바톤 핑크라는 영화인데 거기서도 존 굿맨의 활약이 좋았다고 기억을 하기 때문에 이번 스릴러도 대단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됐기 때문이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90%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는 훌륭한 스릴러였다. 마지막 10%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존 굿맨이 연기한 하워드가 진짜 싸이코인지 아니면 세상이 정말로 오염이 된 것인지 의심의 의심을 했다. 누가 진짜를 말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웠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바깥세상이야 어떻게 되었든지 간에 이 지하 벙커는 이미 오래전에 완성되어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어떤 게 우선이 되는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 하워드가 세상에 위험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노아의 방주처럼 그날을 위해 지었는데 공교롭게도 그의 싸이코적인 생활을 그 안에서 하게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의 비밀스러운 취미를 위해 지었던 것을 그럴싸하게 감싸기 위해 만일을 위한 지하벙커라고 둘러대었던 것이 결국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지키게 된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할 수 있었던 영화가 갑자기 마지막에 장르가 SF로 바뀐다. 집 앞에 죽어있던 돼지들도 하워드가 미셸이 자신을 믿게 만들려고 몰래 나가서 그렇게 해놓은 건 줄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진짜 바깥세상의 무서운 무언가가 그렇게 만들었던 것이다.

에밋이 자신의 목숨을 대신하여 미셀이 도망을 칠 수 있게 도와줬고 결국 탈출을 하는데, 내 생각에 이 부근에서 잘 마무리했다면 그저 그런 엔딩이 될지라도 완벽한 과정을 남길 수 있었을 텐데 여기서 갑자기 외계인이 나온다.

장난하나?






아니 외계인이 왜 나오냐고. 외계인이 웬 말입니까? 정말이지 조태오가 와서 어이없다고 한 번 째려봐줘야 감독이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싶다.

미장센, 음악, 배우, 스토리 모두 좋았지만 마지막에 나온 외계인 때문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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