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The Blind Side 블라인드 사이드






어린 시절 약물 중독에 걸린 엄마와 강제로 헤어진 후, 여러 가정을 전전하며 커가던 ‘마이클 오어’. 건장한 체격과 남다른 운동 신경을 눈여겨 본 미식축구 코치에 의해 상류 사립학교로 전학하게 되지만 이전 학교에서의 성적 미달로 운동은 시작할 수도 없게 된다. 급기야 그를 돌봐주던 마지막 집에서조차 머물 수 없게 된 마이클. 이제 그에겐 학교, 수업, 운동보다 하루하루 잘 곳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날들만이 남았다. 
  추수감사절 하루 전날 밤, 차가운 날씨에 반팔 셔츠만을 걸친 채 체육관으로 향하던 ‘마이클’을 발견한 ‘리 앤’. 평소 불의를 참지 못하는 확고한 성격의 리 앤은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마이클이 지낼 곳이 없음을 알게 되자 집으로 데려와 하룻밤 잠자리를 내어주고,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낸다. 갈 곳 없는 그를 보살피는 한편 그를 의심하는 마음도 지우지 못하던 리 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마이클의 순수한 심성에 빠져 든 리 앤과 그녀의 가족은 그를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리 앤 가족의 도움으로 성적까지 향상된 마이클은 본격적으로 미식 축구 훈련을 시작하며 놀라운 기량과 실력을 발휘하고, 리 앤은 그의 법적 보호자를 자청하며 마이클의 진짜 가족이 되고자 한다. 주변의 의심 어린 편견, 그리고 마이클이 언젠가 자신을 떠나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뒤로 한 채...




이야기에 앞서 언급코자면 다시 보고 또 다시 보아도 질지지 않는 감동 스토리라는 것이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다른 영화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다시 보고 다시 봐도 감동은 줄어들지 않았다. 말라가는 세상에 마음을 적시고 싶다면 이 영화를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더군다나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갓난 아기를 입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에 다 큰 아이를, 그것도 집도 없이 떠돌던 아이를 기꺼이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용기와 마음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어려서는 길가에 전철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을 마지 않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나 스스로가 각박해져 곱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내가 한 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스토리를 가진 헐리웃 영화들을 자주 접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경험도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 사실을 고백하자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동경이 있다. 뜬금없는 고백이겠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공감한 부분이기에 용기를 내어 내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나에게는 두 개의 미국 가족이 있다. 한 가족은 텍사스에 있고 다른 한 가족은 위스콘신에 있다. 텍사스 가족은 고등학생때 만난 가족으로 이름은 King이고 위스콘신 가족은 대학생때 만난 가족으로 이름은 Cosgrove다. 어떻게 보면 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마이클과 같은 처지였다. 생판 모르고 외향도 완전히 다른 나를 두 가족은 정말 가족으로 받아주고 키워줬다. 가족들은 금전적인 것에 전혀 관여치 않고 그들의 가족이 된 나를 오히려 감사한듯 느껴졌다. 

영화의 이야기와 같이, 투오이 가족이 마이클과 함께 지내면서 서로가 행복해지고 변화했다는 점과 같이 나도 또한 그들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고 나도 그들로인해 많은 변화를 얻었다. 정말 많은 변화를 얻었다.

나의 두 가족과 투오이 가족과의 공통점을 하나 더 꼽자면, 종교에 있다. 킹은 그리스정교를 다녔고 코스그로브는 교회를 다녔다. 종교의 장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은 세상에 다시 없을만큼 착한 사람들이었다. 요즘같은 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랑으로 가득차고 행복한 그런 사람들이었다. 전 글에서 종교에 대해 반박하는 질문을 수 없이 던졌었다. 종교란게 참 아이러니하다. 이해하기 힘들고 부정하다가도 반대의 경우를 보면 또 좋은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 중간을 보면 마이클이 SJ를 태우고 몰을 가다 차 사고를 내는 장면이 있다. 미스 투오이가 괜찮다며 격려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꼈다. 내가 그러고 있었을 때, 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준 사람이 있었더라면 나의 모습은 지금과 달랐을까? 누군가 나를 격려해준 사람이 있었다면 그렇게 도망치듯 떠나지 않았을까? 왜 아무도 나에게 실수일 뿐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해주지 않았을까? 왜 나는 그토록 무섭고 두려웠을까?

그런 마음마저도 보듬어주는 따뜻한 영화다. 이 영화도 크리스마스 영화 리스트에 올리고 가족이 함께 보면서 우리 가족, 내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Real Tuohy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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