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국마임
한국마임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이 공연음 매년 2주에서 3주 정도의 기간을 잡고 꾸준한 공연을 해오고 있다.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공연예술을 보다 예술적이고 작가주의적인 관점에서 풀어가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사실 마임 공연이라는 것을 접해본 적이 없었다. 마임이라고 해봤자 고작 에로나 개그맨들이 하는 그런 우스꽝 스러운 마임을 본 적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우연한 계기로 극단 빈-공간의 음악 오퍼레이터로 함께 할 수 있게 되면서 마임에 대한 인식을 깨우치게 되었다.
나는 5일과 6일, 양일간 극장에 있었는데 이 두 날동안 극단 빈-공간과 마임극단 동심의 공연이 있었다.
빈-공간의 작품제목은 마라톤이다. 이 작품은 1인극으로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게으른 회사원이 주인공이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쳐가고 있던 중, 우연치 않게 마라톤을 하는 선수들을 만나게 된다. 호기심에 바라보던 그의 마음에 나도 달리고 싶다라는 힘이 생기게 된다. 어렵게 달려 들어온 스타디움엔 텅 빈 구장만이 남아 있었지만 뛰는 그의 가슴에는 환호성이 들려온다. 그래서 그는 또 달리기 시작한다. 달리면서 만나는 힘든 인생을 살고 있는 여러 사람들은 만난다. 죽음을 결심한 남자나 되는 데로 놀고 먹으며 사는 사람 등을 만나면서 그는 가뿐 숨을 몰아쉬며 바다로 달려간다. 바다에 도착한 그는 하늘을 보며 가슴 속의 움직임을 느낀다. 그리고 힘차게 바다로 뛰어 들어가며 극은 막을 내린다. 현대인에게 희망 메세지를 전달하는 목적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다음은 마임극단 동심의 활쏘는 사람이다. 활 쏘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활 쏘기 대회장으로 가던 중 지나친 욕심 때문에 변해버린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한 순간 깨달음을 얻고 행복을 느끼는 과정을 마임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관객과 함께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자가 과수의 열매를 따서 먹다가 하나를 관객에게 먹으라고 던져준다. 그리고 활을 쏘는 장면에서 머리에 사과를 올려놓아야 하는 신이 있는데 그 때에도 관객을 즉석에서 섭외한다. 사과를 따야 하는데 키가 닿지를 않아 관객보고 따라고 시키고 그것을 머리에 올려 놓게 한다. 심지어는 자기 대신 활을 쏘게 만들기도 한다. 센스있는 관객이라면 열정적으로 연기를 해주기도 한다. 관객의 역할로 다른 관객들의 재미가 더해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계기를 통해 한국의 마임의 발전에 응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비록 이 단체의 규모는 작으나 자신들이 하는 예술에 열정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만약 이 글을 보게 된 분들은 내년부터라도 꼭 공연을 보러 함께 가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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