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 Hofesh Shechter - Political Mother







영국이 열광하고 있는 춤

영국에서 급 부상하고 있는 현대무용 안무가 Hofesh Shechter의 공연 중 Political Mother가 지난 6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LG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했다. 셱터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무용수였는데 영국으로 나가 세계적인 현대무용 안무가로 변신에 성공했다. 안무가이자 작곡가이기도 한 쉑터는 예루살렘예술원을 졸업한 후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무용단 바체바 댄스 컴퍼니에서 활동했다. 이후 유럽을 무대로 무용과 연극, 신체를 이용한 퍼커션 (드럼, 심절즈 등 타악기를 일컫는 말)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다 지난 2002년 영국으로 건너가 안무가로 변신한다. 강렬한 음악과 역동적인 타악기의 비트에 맞춰 때로는 동물처럼 거칠고 때로는 불꽃처럼 뜨겁게 때로는 현실처럼 냉혹하고 직설적인 몸짓들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영국 브라이튼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한 쉑터는 아시아 투어의 첫 목적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에서의 공연 후 일본 도쿄ㆍ후쿠오카(6월 20∼27일), 시드니ㆍ런던(7월), 파리(9월) 순으로 투어를 돌 계획이다.






무용단에는 한예종 출신의 여자 무용수도 있었다. 관중들도 대부분이 무용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인것 같았다. 다들 길쭉길쭉하고 늘씬늘씬하며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니 무용수인것같았다. 공연의 시작은 어떤 갑옷을 입은 사람이 나와 자결을 한다. 사무라이인가? 그리고 공중에 글자가 떠다닌다. 제목. Political Mother. 정치적인 어머니? 이정도로만 이해가 가능했다. 암전. 불이 들어오고 무대에는 남자가 둘이 있다. 하늘을 향해 손을 들어올리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통스로운 듯한 몸짓을 하며 바쁘게 뛰어다녔다. 하늘을 향해 들어올리는 떨고 있는 손은 마치 어떤 구원이라도 바라는 듯 했다. 암전. 강렬한 드럼소리가 들려온다. 무대 뒤쪽에 불이 들어오고 그 안에서 군사 옷을 입고 드럼을 치는 사람들이 보였다. 군인. 아마도 나치 인것 같았다. 암전. 이번엔 드러머가 있던 곳 위쪽에 불이 들어오며 누군가가 연설을 한다. 뭐라고 하는지는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모르는 언어가 아니라. 언어가 아니다. 아마 히틀러인가보다. 그렇다면 배경은 세계대전 인가보다. 그렇다면 배경이 이해가 된다. 군인. 연설. 유대인. 절망. 고통. 애원. 구원. 허름한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나와 힘든 몸짓으로 뛰어다닌다. 손은 여전히 하늘로 향해 있다. 아무리 괴로워도 힘들어도 희망과 믿음은 놓지 않는다는 것일까. 공포심이 느껴질 정도로 그들은 무섭게 움직였다. 가끔 내 몸까지도 떨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히틀러로 추정되는 무용수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점점더 광분해 갔다. 음악도 더 강해졌다. 드럼 소리. 일렉소리. 비명소리. 모두가 섞이어 하나의 무서운 소리를 만들어 냈다. 결코 경쾌한 음악은 아니였다. 음악에 눌리여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무용수들의 몸짓이 내 몸짓인것 처럼 느껴졌다. 움직일 수 없엇다. 무대를 쳐다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의 행동 이였다. 무용수들의 몸짓은 점점더 거칠어졌고 바빠졌다. 가끔 머릿속으로 내가 움직여보던 그런 괴이한 동작이였다. 상상으로만 그렸던 것이 내 눈앞에 있었다. 굉장하다. 거의 끝나갈 무렵. 무대 뒤에 글자가 새겨진다. Where There is Pressure There is Folkdance. 맞다. 그렇다. 억압이 있는 곳에는 포크댄스가 존재한다. 우리나라가 위험에 처해있었을 때, 우리나라 아낙들은 강강술래를 췄다. 학자들은 적들에게 사람이 많아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무용의 내용으로 이해를 해 보면, 그 여자들은 두려움을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믿음과 희망으로 극복해 보려고 했던 것이리라. 무대위의 무용수들도 그랬던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그들을 춤추게 만든 것이다.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 손은 그들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공연이 끝났나 싶을 때, 되감기가 진행된다. 한시간여 동안 공연한 내용을 거꾸로 돌려 감기 하듯 빠른 움직임으로 거꾸로 흘러간다. 그리고 공연 시작때 자결한 그 남자도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공연은 막을 내린다...


공연의 특징은, 즉석에서 연주되는 드럼과 일렉 기타이며, 장신의 무용수들이 몸을 거세게 흔들며 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유럽의 현대무용의 특징 중 하나는, 화려한 테크닉 보다는 섬세한 표현력을 중요시 한다는 것인데 이 공연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기교는 볼 수 없었지만, 내 몸을 장악하는 표현력 만큼은 이 무용단이 왜 유명세를 타고 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 무용단과 안무가의 행보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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