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강남몽



황석영의 강남몽



제목만을 보아서는 그 내용을 가깝게도 짐작하기는 어려운것 같다. 그러나 여느 몽자류 소설과 비슷한 구성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몽자류 소설은 구운몽처럼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그것이 알고보니 한밤의 꿈과 같은 일이더라는 식의 구성을 따르는 소설이다. 여기서 일장춘몽이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강남몽은 말 그대로 강남에서 일어나는 꿈같은 일들이다. 우리가 꾸는 꿈들처럼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장황하다. 강남몽은 일제시대부터 1990년대 중반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까지의 한국의 시대적 배경을 중심으로 총 네가지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각의 이야기는 알게모르게 연관이 되어 있지만 그것을 눈치채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워낙 이야기들 자체가 단독으로 진행이 되고 등장인물의 배경이 확연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비슷한 구성으로는 해변의 카프카라는 책을 예로 들고 싶은데 강남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해변의 카프카는 다른 두가지의 이야기를 순차로 전달하면서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결국에는 하나의 이야기로 만나게 되는 속도감이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는 반면에 강남몽에서는 삼풍백화점의 붕괴에서 한여자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 그 여인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 땅에 투자한 건달들 이야기,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인의 이야기가 백화점의 구조현장에서 끝이 난다. 어차피 두 소설이 비슷한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강남몽은 약간 아쉬운 감이 든다. 각 등장인물 각자에 대한 배경설명과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장황하고 읽어 나가느라 앞에 읽었던 내용과 연관하여 생각하기가 힘들었다.

강남몽은... 개인적으로 읽기 어려운 책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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